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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최고의 나쁜 **을 가려보자'...UFC BMF 챔피언의 모든 것 [이석무 파이트클럽]

종합격투기 대회 UFC에는 재밌는 챔피언 벨트가 하나 있다. 정식으로 인정받는 타이틀이 아니다. 선수들은 이 벨트를 가지고 싶어한다. 바로 ‘BMF 타이틀’이다. ‘BMF’는 ‘the Baddest MotherFu***r’의 줄인 말이다. 입에 올리기 민망한 비속어지만 우리말로 ‘지구상 최고의 나쁜 **’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이 타이틀이 생겨난 배경부터 재밌다. 201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41’ 대회에서 UFC 241에서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앤소니 페티스(37·미국)를 꺾은 ‘악동’ 네이트 디아즈(38·‘미국)는 승자 인터뷰에서 다음 상대로 호르헤 마스비달(39·미국)을 직접 지목했다.디아즈 대 마스비달의 경기가 열린다고 하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화제성을 놓고 봤을 때 단연 흥행이 보장되는 경기였다. 둘 다 아무도 못 말리는 악동이자 독설가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는 화끈한 경기로 팬들을 사로잡았다.미국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악동끼리 ‘지구상에서 가장 화끈한 진짜 상남자를 가려보자’라는 볼거리가 만들어졌다. 결국 둘의 대결은 2019년 1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FC 244에서 성사됐다.돈 냄새를 맡는 데 일가견이 있는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당장 둘을 메인이벤트로 하는 대회를 만들었다. 심지어 팬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자극적인 이름이 붙은 비공식 챔피언벨트를 만드는 것이었다.허울뿐인 비공식 타이틀이지만 UFC는 나름 이 벨트에 큰 의미를 담았다. 배우 드웨인 ‘더 락’ 존슨이 직접 등장해 벨트를 승자 허리에 직접 채워준다는 조건까지 걸었다. 이런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에 팬들은 즐거워했다. BMF 타이틀전이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UFC 244에서 마스비달이 디아즈를 3라운드 종료 TKO로 누르고 초대 BMF 챔피언에 등극했다. 물론 그때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했다.마스비달은 정식 챔피언도 아닌데 굳이 애써 방어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다니면서 팬들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데 그 벨트를 사용했다. 공교롭게도 마스비달은 그 이후 4연패를 당한 뒤 UFC에서 은퇴를 선언했다.두 번째 BMF 타이틀전은 4년 뒤에 열렸다. 경기에 나선 선수는 더스틴 포이리에(35·미국)와 저스틴 게이치(35·미국)였다. 라이트급 톱랭커인 두 선수는 ‘명승부 제조기’로 유명하다. 다시 한 번 UFC는 작년 7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UFC 291에서 포이리에와 게이치 경기를 성사시켰다. 그리고 “마스비달의 은퇴로 공석이 된 BMF 챔피언을 가린다”고 발표했다. 경기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1라운드부터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졌다. 결국 게이치가 2라운드 1분 만에 헤드킥을 적중시켜 포이리에를 KO시켰다. ‘명불허전’이었다. 새로운 BMF 챔피언에 오른 게이치는 이제 방어전에 나선다. BMF 챔피언이 생긴 이래 처음 열리는 방어전이다. 한국시간으로 1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UFC 300 대회에서다. 상대는 전 페더급 챔피언으로 지난해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은퇴시켰던 맥스 할로웨이(32·미국)다. 할로웨이는 원래 페더급에서 활약하지만 이번 경기를 위해 한 체급을 올렸다.재밌는 것은 게이치나 할로웨이 모두 ‘BMF’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착한 선수라는 점이다. 두 선수는 트래시 토크는 거의 하지 않고 사생활에서도 사고를 치는 법이 없다. 모범적이고 가족을 중시한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BMF 챔피언’ 게이치와 온라인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BMF 타이틀’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팬들이 BMF 타이틀을 좋아하는 것이 너무 기분좋다. 그래서 나도 BMF 타이틀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 BMF 벨트를 가진 선수라는 것은 내 경력에 좋은 일이다. 챔피언 벨트를 집에 걸어놓으니 보기도 좋다.” ‘BMF 챔피언’ 치고 너무 착해 보인다고 묻지 본인도 껄껄 웃으며 인정했다. 게이치는 “격투기에 입문하기 전에는 내가 싸울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사람들이 내가 터프한 레슬러란 걸 알았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게이치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BMF 챔피언답게 화끈한 싸움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포이리에와 치른 지난 경기는 가장 BMF 다운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는 가장 완벽한 BMF 파이터였지만 내가 이겼다. 이번 할로웨이전 역시 그 정도 수준의 대결이라 생각한다. 할로웨이는 BMF 타이틀전을 받을 자격이 있고 그와 타이틀을 걸고 싸울 수 있어 흥분된다.” 2024.04.1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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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의 슈퍼볼' 레슬매니아의 경제학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레슬매니아’는 전 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가 1년에 한 번 주최하는 가장 큰 이벤트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라 불리는 프로레슬링을 넘어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초대형 행사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2017년 레슬매니아를 전 세계 스포츠이벤트 규모 순위 6위에 올린 바 있다. WWE는 1985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레슬매니아1’을 개최했다. 그들은 ‘프로레슬링의 슈퍼볼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쳤다. 당시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2024년 레슬매니아는 ‘진짜’ 슈퍼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발돋움했다.레슬매니아는 매년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2023년 4월 2일과 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이틀에 걸쳐 열린 레슬매니아39는 16만189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레슬매니아가 이틀 동안 열리기 시작한 2020년 이래 최다 관중이었다. 둘째 날 입장한 8만1395명은 단일 이벤트로 역대 네 번째로 많은 관중 기록이었다. 레슬매니아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팬들이 몰려든다. 이는 개최 도시에 엄청난 경제효과를 유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레슬매니아39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미친 경제효과는 2억1500만달러(2898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 규모다. 1년 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레슬매니아38의 2억650만달러(2784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레슬매니아는 단순히 이틀에 열리는 경기가 전부가 아니다. 레슬매니아를 즈음해 개최 도시에서 레슬링과 관련된 수많은 이벤트가 열린다. WWE가 매주 생방송 하는 로(RAW), 스맥다운(Smackdown), NXT 등의 위클리쇼는 물론 명예의 전당 헌액식, 라이브 이벤트, 팬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끊임없이 열린다. 그래서 ‘레슬매니아 위크’라고 부르기도 한다.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레슬매니아를 보기 위해 타지역에서 온 팬들은 로스앤젤레스 및 인근 지역에서 평균 4.1박을 머물렀다. 레슬매니아를 직접 관전한 팬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왔다. 해외에서 온 팬도 2만5000명이 넘었다.프로레슬링 팬들은 충성도가 높다. 이들이 레슬매니아 위크에서 구매하는 티셔츠 및 각종 기념품만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단순히 경제효과만 놓고 보면 미국프로축구(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훨씬 앞선다. 올해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슈퍼볼의 경제효과는 6억 달러(8089억원)로 추산된다. 레슬매니아는 슈퍼볼의 3분의 1 수준이다.하지만 글로벌과 온라인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레슬매니아는 슈퍼볼에 밀리지 않는다. WWE는 2024년 4월 현재 1억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종 스포츠 관련 전 세계 유튜브 가운데 단연 1위다. NFL(1280만명)은 물론 미국프로농구(NBA, 2160만명), 미국프로야구(MLB, 503만명)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레슬매니아40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라의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한국시간으로 4월 8일과 9일에 나눠 열린다. 링컨 파이낸셜 필드는 미식축구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홈구장으로 약 7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경기장이다. 그라운드 좌석까지 포함해 최대 9만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이미 티켓은 거의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올해 레슬매니아40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선 드웨인 존슨이 11년 만에 프로레슬러 ‘더 락’으로 돌아와 정식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존슨은 이미 몇 주 전부터 WWE 이벤트에 출연하면서 팬들 관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선수 시절 악랄하고 거칠었던 악당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팬들은 그런 모습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화제성을 놓고 보면 단연 역대 최고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레슬링은 ‘가짜 스포츠’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마이너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산업으로 우뚝 섰다. 주요 도시들이 레슬매니아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2025년 레슬매니아41 개최지는 아직 공식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US뱅크 스타디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24.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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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카노프스키 UFC 페더급 무패 전설 막 내릴까…14승 무패 토푸리아와 맞대결

UFC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의 페더급 무패 전설이 막 내릴 것인가. 14연승 무패의 신예 일리아 토푸리아가(27∙조지아/스페인)가 볼카노프스키의 왕좌에 도전한다.UFC 페더급(65.8kg)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는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리는 ‘UFC 298: 볼카노프스키 vs 토푸리아’에서 랭킹 3위 토푸리아를 상대로 타이틀 6차 방어에 나선다.마침내 절대 권력이 무너질까. 패더급 17승 무패로 전 챔피언 조제 알도, 맥스 할로웨이(3회)와 정찬성, 야이르 로드리게스 등을 물리치며 무적으로 군림해 온 볼카노프스키지만 이번엔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근거는 두 가지다. 먼저 KO패 이후 이른 복귀다. 볼카노프스키는 4개월 전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 2차전에서 이슬람 마카체프에게 1라운드 헤드킥을 맞고 KO당했다. 큰 대미지를 입은 뒤 충분한 회복시간을 갖지 못했다. 1차전과 달리 완패하며 지금까지의 무적 아우라를 잃어버린 것도 문제다.두 번째로 노쇠화 가능성이다. UFC 라이트급(70.3kg) 이하 체급 타이틀전에서 35살 이상의 선수가 승리한 역사가 없다. 볼카노프스키 또한 35살을 갓 넘긴 지난해 10월 마카체프에게 KO패하며 이를 입증했다. 한방 파워로 경기를 결정짓기 쉬운 중량급보다 경량급에서 연령 증가에 따른 신체 능력 하락의 영향은 더 크다. 도전자 토푸리아는 자신만만하다. 이미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을 ‘15승 무패 UFC 세계 챔피언’으로 바꿨다. 그는 1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볼카노프스키를 1라운드에 KO시키는 모습이 그려진다”고 큰소리쳤다. 한발 더 나아가 이미 1차 방어전 계획까지 세워뒀다. 그는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전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를 상대로 싸우고 싶단 희망을 피력했다.볼카노프스키는 이러한 상황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의심할 때가 오히려 최고”라며 “이 모든 서사가 마음에 든다”고 위기론에 대해 언급했다.이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지금 토푸리아야말로 나를 쓰러뜨릴 적임자라고 다들 말하는데,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토푸리아는 지금껏 볼카노프스키가 주로 상대한 타격가들과 다른 레슬러-복서 유형의 파이터다. 7살 때부터 조지아에서 그레코로만 레슬링을 배웠고, 주짓수 블랙벨트도 받았다. 최근엔 복싱이 물이 올라 UFC에서만 3번의 펀치 KO승을 기록하고 있다.레그킥으로 공격의 활로를 여는 웰라운더 볼카노프스키가 상대하기 편한 스타일이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제2 옵션인 레슬링을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과거 비슷한 유형의 채드 멘데스에게 녹다운을 허용하며 살짝 고전하기도 했다.UFC 298은 전 챔피언과 인기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호화대진으로 구성됐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와 6위 파울로 코스타가 격돌한다.제2의 코너 맥그리거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웰터급 10위 이안 게리는 8위 제프 닐과 맞붙는다.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는 패배 시 은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밴텀급 랭킹 2위 메랍 드발리쉬빌리와 실력을 겨룬다.‘UFC 298: 볼카노프스키 vs 토푸리아’ 메인카드는 오는 2월 18일(일) 오후 12시부터, 언더카드는 오전 10시부터 티빙(TVING)을 통해 생중계된다. ■ UFC 298: 볼카노프스키 vs 토푸리아 대진메인카드 (TVING 오후 12시) C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3 일리아 토푸리아 #3 로버트 휘태커 vs #6 파울로 코스타 #8 제프 닐 vs #10 이안 게리 #2 메랍 드발리쉬빌리 vs #3 헨리 세후도 #15 앤서니 에르난데스 vs 로만 코필로프언더카드 (TVING 오전 10시) #3 아만다 레모스 vs #7 맥켄지 던 #15 마르코스 호제리오 데 리마 vs 저스틴 타파 나카무라 린야 vs 카를로스 베라 장밍양 vs 브렌드송 히베이루파이트패스 언더카드(UFC 파이트패스 오전 8시) 조쉬 퀸런 vs 대니 발로우 오번 엘리엇 vs 발 우드번 #15 안드레아 리 vs 미란다 매버릭김희웅 기자 2024.02.1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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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파이트클럽] '더 락'에게 집 선물 받은 UFC 파이터, 그가 싸우는 이유

2023년 8월 한 편의 유튜브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그 영상 속 주인공은 짐바브웨 출신의 UFC 파이터 템바 고림보(32)였다.WWE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현재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더 락' 드웨인 존슨이 그 영상에 함께 등장했다. 고림보는 당시 어려운 생활 형편 탓에 체육관 한 구석에 있던 빈 소파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존슨은 그런 고림보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그가 짐바브웨에 머물고 있던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널찍한 집이었다. 존슨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이 넘쳤던 고림보는 집 선물까지 확인하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한참이나 존슨을 끌어안고 'Thank you'를 수없이 외쳤다. 그 영상은 현재 482만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사실 고림보가 대중에게 화제가 된 것은 그 영상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오히려 삶 그대로 영화를 만든다면 너무 작위적이라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고림보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았다. 13살 때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됐다. 16살 때는 인권 유린으로 악명 높은 마랑게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강제노역 수준의 일을 했다.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몰래 팔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개를 풀어 고림보를 공격했다. 그의 몸에는 개에게 물린 상처가 한가득이다. 격투기 경기에 나설때면 그의 예사롭지 않은 인생을 확인할 수 있다.정말 운좋게 살아남은 고림보는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신을 차리고 고향 짐바브웨를 떠나 미국행을 결심했다. 미국에 도착했을때 그가 가진 돈은 7달러가 전부였다. 그는 당시 7달러가 적힌 은행 계좌 화면을 캡처해 지금도 힘들 때마다 본다고 한다.고림보는 2008년 개봉한 액션 영화 '겟섬'을 우연히 보고 격투기 선수의 꿈을 갖게 됐다. 다행히 운동 재능이 있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도 충만했다. 주변에서 도움을 준 이들도 여럿 있었다.20살이던 2013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기반으로 한 중소단체에서 활약했디. 그리고 데뷔 10년 만인 2023년 2월 드디어 꿈에 그리던 UFC 무대에 데뷔했다. UFC에서 두 차례 경기를 치러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작년 2월 데뷔전은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지만 3개월 뒤 두 번째 경기에선 일본 파이터를 상대로 판정승을 따냈다.필자는 최근 UFC 3차전을 앞둔 고림보와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림보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4일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에서 피트 로드리게스(미국)과 웰터급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고림보는 2전짜리 UFC 선수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 때문에 이름을 알렸다. 그런데 정작 그는 과거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질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떤 사연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었다.어이가 없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UFC 선수로서가 아닌 드웨인 존슨과 스토리, 그리고 과거 불우한 인생에만 쏠리는 관심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림보의 말 속에서도 그런 생각이 어렴풋이 엿보였다. 그는 "이 스포츠에서 다른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배당률 같은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며 "오로지 중요한 것은 경기 당일에 싸우는 우리들 뿐이다"고 강조했다. 짐바브웨에서 인생은 불행했고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고림보는 여전히 고국을 잊지 않고 있다. 여전히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경기가 끝날 때마다 자신이 사용했던 글러브와 경기복을 경매에 부쳐 고향 마을을 지원한다.UFC에서 첫 승을 거둔 뒤에는 받은 대전료 가운데 7000달러를 들여 짐바브웨 고향 마을에 물펌프를 설치했다. 그의 선행 덕분에 고향 사람들은 지금 깨끗한 물을 마시고 있다.고림보는 "나는 항상 우리 고향 사람들을 돕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내가 지금 짐바브웨를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해서 내 고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 나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10년, 20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회자될 만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나만의 레거시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그것이 내가 싸우는 이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데일리 기자 2024.02.02 09:29
일본야구

'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70세에도 '슈퍼히어로', 전복된 차에 갇힌 10대 소녀 구조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70)이 사고로 전복된 차량에 갇힌 10대 소녀를 구조했다.AP 통신은 "호건이 친구와 함께 플로리다에서 차량 충돌 사고로 전복된 차량에 갇힌 10대 소녀를 구출했다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렸다"고 17일(한국시간) 전했다. 호건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구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뒤집힌 차량에서 소녀를 빼내려면 에어백에 구멍을 뚫어야 했는데, 칼이 없었다"며 "다행이 볼펜이 유용하게 쓰였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그의 새 아내인 요가 강사 스카이 데일리는 SNS에 "어젯밤 탬파에서 저녁을 먹고 이동하던 중 우리 앞에 차가 뒤집혀 있는 것을 봤다"며 자신의 남편과 친구가 신속한 조처를 취해 차 안에 있던 소녀를 구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데일리는 "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다치지 않았고, 단지 아주 놀란 것처럼 보였다"며 "완전한 기적"이라고 썼다.플로리다 탬파 경찰서는 AP에 보낸 이메일에서 해당 교통사고 피해자인 소녀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밝혔다.호건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명예의전당 회원으로, 현재 탬파베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호건은 1980년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슬링 단체인 WWE에서 활동한 프로레슬링의 전설로 통한다. 70세의 나이에도 근육질 몸을 유지하고 있다.이형석 기자 2024.01.17 09:30
스포츠일반

'한국 삼보 에이스' 이상수가 설명하는 '러시아가 UFC 지배하는 이유'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유튜브 등에서 ‘맷집왕’으로 잘 알려진 이상수(40)는 한국 컴뱃삼보의 간판스타다. 국제 삼보월드컵 컴뱃 삼보 100㎏ 이상급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우승했다. 삼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두 차례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주국 러시아를 비롯해 서구 선수들이 주름잡는 삼보 최중량급에서 한국인으로서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한 이상수는 여전히 삼보를 알리기 위해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대한삼보연맹 실무 부회장인 동시에 최근 본격 출범한 프로삼보리그 ‘CSL 코리아’의 심판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유도 엘리트 선수를 거쳐 종합격투기 선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지금은 한국 삼보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쏟고 있다.최근 충남 천안시 한국삼보센터에서 만난 이상수는 삼보의 강력함을 이렇게 설명했다.“오늘날 종합격투기(MMA) 기술도 많이 발전했지만, 기술의 디테일한 부분은 삼보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삼보에는 레슬링뿐만 아니라 유도, 주짓수, 복싱, 킥복싱 등의 기술도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선수가 종합격투기로 넘어왔을 때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습니다.”특히 이상수가 강조하는 삼보의 특징은 ‘잡고 당기기’다. 삼보는 유도 도복 같은 상의와 반바지 형태 하의를 입고 경기를 치른다. 그렇다보니 유도처럼 상대 도복을 잡는 기술이 발달했다. 도복을 잡기 위해선 잡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나 이슬람 마카체프, 함자트 치마에프 등 삼보 출신 UFC 선수들은 유독 상대를 잡고 넘기는 기술이 능하다.“MMA에서 활약하는 레슬러들은 미는 힘이 강하지만, 당기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그래서 케이지를 이용한 컨트롤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반면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나 하빕 같은 삼보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몸으로 부딪히면서 상대를 잡고 돌릴 수 있는 힘을 키웁니다. 삼보는 무조건 잡아야 하니 잡는 힘에서 월등히 우세합니다.” 이상수가 러시아 삼보에 푹 빠지게 된 이유도 재밌다. 타고난 힘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이상수는 헤비급 종합격투기 선수로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선 헤비급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함께 훈련할 파트너를 찾을 수 없었다. 헤비급 파이터를 가르쳐본 지도자도 거의 없었다.마침 표도르가 종합격투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러시아로 떠났다. 거기라면 헤비급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러시아에는 그보다 훨씬 크고 괴물 같은 선수들이 수두룩했다.러시아에서 그렇게 처음 접한 것이 삼보였다.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삼보 기술의 우수성을 깨달았다. 본격적으로 삼보 선수들이 하는 정식 훈련에 참가했고, 아예 전문 선수로 변신했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종주국 러시아에서 인정받는 선수로 우뚝 섰다.이상수는 “러시아에는 종합격투기와 삼보 선수 생활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많다. 삼보를 수련하는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다 보니 종합격투기에서도 강자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뛰어난 삼보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아울러 최근 출범한 프로삼보리그가 활성화되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당면 목표다.“한국도 종합격투기 시장이 많이 발전한 만큼 삼보도 프로화시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프로 삼보리그가 퍼지지는 않았는데 한국이 그 시작이자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프로삼보를 더 알리고 발전시켜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국가대항전 대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삼보란?삼보는 1800년대 일본에서 유도를 수련한 러시아의 바실리 오세프코프라는 인물에 의해 개발됐다. 유도를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일본군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유도를 능가하는 무술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기술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프코프는 이후 소련의 공산화 이후 스탈린 시대에 간첩 혐의로 숙청당했다. 하지만 그가 만든 삼보는 소련의 군사무술로 계속 발전했고 오늘날 러시아의 국기로 자리매김했다. 2023.12.22 08:00
스포츠일반

형은 WWE 챔피언·동생은 올림픽 대표팀, 美 스포츠 뒤흔든 괴짜 유튜버 형제

스포츠계에서 이렇게 유명한 형제가 또 있을까. 유튜버가 본업인 두 형제가 미국 스포츠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과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20일(한국시간) “제이크 폴이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미국 국가대표 복싱 선수들과 훈련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제이크 폴은 ‘멘토’로서 국가대표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폴은 성명을 통해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무대다. 미국 복싱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금메달을 향해 싸우는 젊은 선수들을 멘토링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폴이 직접 올림픽에 출전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이크 폴은 구독자 2050만 명을 보유한 미국의 유명 유튜버로, 프로복서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프로복싱 통산 전적은 7승 1패로, 종합격투기 UFC 웰터급 챔피언 출신인 타이론 우들리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해 유명세를 탔다. 유일한 1패는 지난 2월에 맞붙은 ‘무패 복서’ 토미 퓨리와의 맞대결이었다. 그의 형 로건 폴도 유명 유튜버로서 미국 스포츠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독자 2360만명을 보유한 로건 폴은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대결을 통해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2022년엔 유명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에 선수로 출연해 남다른 운동 신경을 자랑한 바 있다. 이후 로건 폴은 파트타이머로서 썸머슬램과 크라운쥬얼 등 WWE가 주최하는 굵직한 PLE(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에 여러 차례 출연해 큰 호응을 받았다. 단순한 레슬링 기술을 넘어 탑로프에서 아나운서 테이블로 몸을 날리거나, 올해 로얄럼블에선 WWE 최고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 리코셰와 반대편 로프에서 서로 몸을 날려 링 가운데서 크로스바디를 하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10월 복싱 은퇴를 선언한 로건 폴은 WWE와 풀타임 레슬러로 계약, 11월 4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PLE 크라운주얼에서 레이 미스테리오를 꺾고 새로운 ‘U.S(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했다. 유튜버를 떠나 스포츠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있는 형제들이다. 이들은 스포츠 선수 이전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유튜버들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복싱 맞대결에서도 상대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기행도 여러 번 펼쳐왔다. 하지만 미국 복싱계와 WWE는 젊은 사람들의 인플루언서인 이들을 활용해 인기를 끌어 올리고자 한다. 미국 복싱계는 좋은 실력에 영향력도 큰 제이크 폴을 활용할 계획이다. 마이크 맥아티 미국복싱협회 전무이사는 “제이크는 프로복서가 된 지 불과 3년 만에 젊은 세대에게 큰 영감을 주는 복싱 역사상 가장 흥미롭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됐다. 제이크의 합류 덕분에 젊은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싸울 기회를 얻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까지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윤승재 기자 2023.12.21 07:44
스포츠일반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쎈 언니'에서 '엄마'로 돌아온 미샤 테이트, 격투기 마인드가 달라진 이유

종합격투기 UFC에서 여성부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2013년부터다. 여성 종합격투기의 '레전드'이자 현재 프로레슬러로 활발히 활약 중인 론다 로우지(36·미국)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초대 여성 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당시 로우지에게는 강력한 라이벌이 있었다. 바로 미샤 테이트(37·미국)였다. UFC에 오기 전 '스트라이크포스'라는 단체에서 여성 밴텀급 챔피언이었던 테이트는 로우지에 패해 타이틀을 잃었다. 이후 테이트는 꾸준히 로우지와 대립각을 세웠고, UFC에서 초대 밴텀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로우지와 가졌던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암바를 당해 패하긴 했지만 둘의 라이벌 관계는 오늘날 여성 종합격투기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는 데 훌륭한 발판이 됐다.로우지가 여성적인 이미지로 남성 팬들의 인기를 받았다면, 테이트는 그 반대였다. 그는 전형적인 '쎈 언니'였다. 옥타곤 밖에서도 터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여성팬 들의 지지를 끌어냈다.테이트는 로우지와 라이벌 관계가 끝난 뒤에도 꾸준히 UFC 무대에서 활약했다. 중간중간 공백기가 있긴 했지만,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 선수로 활약 중이다. 20대의 혈기 넘쳤던 선수는 아들과 딸을 하나씩 둔 엄마가 됐다. 방송 활동도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TV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테이트는 오는 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무디 센터에서 열리는 'UFC on ESPN' 대회에서 줄리아 아빌라(35·미국)와 경기를 치른다. 작년 7월 로렌 머피(미국)와 경기에서 판정패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테이트는 지난 7월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부상 때문에 경기가 미뤄졌다. 테이트는 최근 필자와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르는 소감을 밝혔다."내가 긴 공백기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년의 공백기를 깨고 2021년 돌아와서 내 커리어 중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다. 이번 공백기도 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심지어 1년 반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나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테이트는 2016년 11월 라켈 페닝턴(미국)에게 패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개인적인 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무려 5년간 옥타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사이 동료 종합격투기 선수 자니 누네스와 결혼했고, 2018년 첫딸을 낳았다. 이어 2020에는 아들을 출산했다. 결혼과 육아는 테이트의 삶을 바꿨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행복감을 만끽했다. 하지만 파이터 본능까지 다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둘째 아이를 낳은 뒤 옥타곤에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테이트는 2021년 복귀전에서 시원한 KO승을 일궈냈다."(은퇴 이전) 난 승패에 너무 매몰돼 있었다. 이기면 모든 것을 다 가진 느낌이었지만, 지면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내 가치를 경기 결과에 종속시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당시 다른 방법을 몰랐다. 양초로 비유하면 양쪽 끝에 불을 붙이는 것 같았다. 그러면 양초가 굉장히 빨리 타서 없어지는데, 그게 내게 일어난 일이었다. 그래서 격투기 밖에서 다른 방식으로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결코 다시 싸우지 않을 생각으로 은퇴했다. 하지만 두 아이를 낳으니 더 발전한 버전의 내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번 싸우길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테이트는 엄마가 된 뒤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더 쉽지 않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엄마와 파이터 생활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축복이자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엄마가 되면 훈련하기 힘든 건 확실하다. 하지만 반대로 내게 많은 걸 주기도 한다. 엄마가 되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이 웃는다. 그리고 더 많은 목적이 생겼다. 분명히 축복이지만 굉장히 큰 도전이기도 하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감사하게 됐다. 운동이 가장 힘든 일이 아니라 내가 정말 기대하는 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들로 인해 생기는 광란으로부터 떨어져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체육관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마음가짐이 완전히 바뀌었다."테이트는 원래 61㎏가 한계 체중인 밴텀급에서 활약했다. 직전 경기에선 체중을 더 감량해 플라이급(56.7㎏) 경기를 치렀다. 이번에는 다시 밴텀급 경기를 치른다. "나는 아이들이 접시에 남긴 블루베리를 먹어 치우는 '엄마'다. 플라이급으로 뛰려면 체중을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는데 지금 그러기는 쉽지 않다. 지난번 플라이급으로 감량하면서 체지방뿐만 아니라 근육을 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옳은 결정이 아니었다. 물론 체급 하향을 통해 내가 마음먹으면 못 할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플라이급에서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마지막으로 테이트에게 로우지와의 라이벌 구도에 대한 질문을 꺼냈다. 그는 당시 로우지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뜨거웠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나이를 들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로우지에 대한 고마움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경기 후 로우지와 따로 얘기를 나눈 적은 없다. 하지만 그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고 WWE(프로레슬링)에서 훌륭한 활동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난 정말로 그에 대해 증오나 분함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와의 라이벌 대립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고, 그가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이었는지 이해하게 됐다. 위대한 스포츠 선수인 론다와 맞서 싸운다는 것은 내 커리어에 있어 정말 놀랄만한 일이었다. 당시에는 (라이벌 구도를) 이런 식으로 바라보지 못했다. 하지만 두 아이를 낳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고 나니 로우지와 경력을 함께했다는 것에 크게 감사한다." 2023.12.01 09:00
연예일반

데프콘 “심상찮다”…12기 모태솔로男 영수‧영식‧영철 온다 (‘나솔사계’)

‘나는 SOLO(이하 ‘나는 솔로’)’ 모태 솔로남들의 사랑 찾기가 다시 시작된다.25일 ENA와 SBS Plus의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 제작진은 ‘솔로민박’에 입성한 12기 솔로남들의 모습을 담은 예고편을 공개했다.이번 예고편에서 MC 데프콘은 “드디어 ‘솔로민박’ 세 번째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고 힘찬 목소리로 새로운 ‘솔로민박’의 출발을 알린다. 조현아와 경리 역시 잔뜩 들뜬 표정으로 신나게 박수를 친다. 3MC의 환영과 함께 ‘나는 솔로’ 12기 ‘모태솔로 특집’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영수, 영식, 영철이 차례로 ‘솔로민박’에 들어선다. “내 얘기 금지!”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던 영수, ‘보조개 미소남’ 영식, ‘모태 반전 프로레슬러’ 영철은 ‘솔로나라 12번지’를 뜨겁게 달궜지만, 아쉽게 커플 탄생에는 실패한 바 있다.이날 ‘솔로민박’에 입성한 영철은 “또 오면 안 되는데 또 왔어”라며 멋쩍게 웃고, ‘모솔즈’를 지켜본 데프콘은 “심상치가 않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경리는 “아직 업그레이드가 안 됐네”라고 냉철하게 분석하는데, 과연 ‘솔로나라’의 경험이 ‘모솔즈’를 어떻게 바꿔놨을지에 궁금증을 높인다. 잠시 후, 사랑스러운 세 개의 꽃바구니가 보이고, 각자의 매력이 돋보이는 의상을 장착한 솔로녀들이 속속 ‘솔로민박’에 입주를 완료한다. 솔로녀들을 확인한 조현아는 “대박!”이라고 경악하고, 보자마자 ‘입틀막’을 참지 못한 경리는 “너무 흥미로워 지금”이라고 눈을 반짝거린다. 과연 ‘모태 솔로남’들을 구원할 솔로녀 라인업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솔로나라’ 에 이어 ‘솔로민박’으로 돌아온 ‘모솔즈’의 이야기는 오는 30일 밤 10시 30분 ‘나솔사계’에서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1.25 16:14
스포츠일반

[이석무 파이트클럽] 프란시스 은가누 효과...링과 옥타곤 경계가 사라진다

프로복싱 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35·영국)와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7·카메룬)의 복싱 대결이 일으킨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퓨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심판전원일치가 아닌 2-1 스플릿 판정승이었다. 경기 전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구 최강 복서로 인정받았던 퓨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은가누의 주먹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 퓨리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스로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판정 결과가 나왔을 때 관중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당연히 은가누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SNS 상에서도 판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종합격투기 선수와 관계자들은 복싱의 판정시스템을 대놓고 조롱했다. 반면 복싱 쪽에선 “제대로 망신당했다”는 자조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공식적인 결과와 상관없이 승자는 은가누와 종합격투기였다.이번 은가누의 복싱 도전은 복싱과 종합격투기의 콜라보를 가속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링과 케이지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복싱과 격투기의 결합은 제법 오래된 얘기다. 그 시초는 1976년 전설의 헤비급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일본의 레전드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의 ‘이종(異種)격투기’ 경기였다. 이는 오늘날 종합격투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무술끼리 맞붙는 순수한 이종격투기였다.경기 내내 알리는 선 채로 이노키를 도발했고, 이노키는 드러누워 발차기만 거듭했다. 종합격투기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당시에는 지루하고 우스꽝스러운 대결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오늘날 기준으로 볼 때는 다른 무술을 연마하지 않은 순수한 복서와 레슬러가 실전 싸움을 벌일 때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잘 보여준 교과서 같은 경기였다.일본 입식타격기 대회 K-1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1990~2000년대는 복서들의 도전이 잇따랐다. WBO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던 레이 머서와 섀넌 브릭스(이상 미국), IBF 헤비급 챔피언 프랑소와 보타(남아공) 등이 K-1에 진출해 킥복서들과 대결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성기가 훨씬 지난 시점에서 K-1에 뛰어들었다. 큰 실패만 맛본 뒤 조용히 사라졌다.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 출신인 최용수도 K-1에서 일본 킥복서 마사토와 경기를 치러 무참히 졌다.최근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복싱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시작은 UFC 최고의 흥행메이커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였다. 2016년 8월에 열렸던 ‘무패 복싱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가진 복싱 대결에서 맥그리거는 10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그 경기를 본 관계자와 팬들은 역시 ‘종합격투기 선수가 복싱으로 싸우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이후에도 UFC 전 웰터급 챔피언 타이슨 우들리(미국)와 UFC에서 맥그리거를 이겼던 네이트 디아즈(미국) 등이 복싱에 도전했지만 모두 패했다. 이들의 상대는 2000만 이상 구독자를 자랑하는 복싱 유튜버 제이크 폴이었다. 그는 전문복서이기는 하지만 정상급 실력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UFC에서 최정점을 찍었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제이크 폴에게 당했다. 종합격투기와 복싱은 전혀 다른 영역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은가누는 그런 고정관념을 무참히 깼다. 은가누의 선전은 종합격투기가 언젠가 복싱까지 집어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은가누는 석연찮은 판정패라는 결과와 상관없이 많은 것을 얻었다. 그동안 UFC에서 벌어들은 총 대전료의 몇 배에 달하는 1000만 달러(유료 TV 구매 수익은 별도)를 벌어들었다. 그전까지 은가누가 한 경기에서 받았던 가장 많은 개런티는 60만 달러였다. 퓨리와 경기를 마친 뒤 마우리시우 슐레이만 WBC 회장은 “은가누를 헤비급 랭킹 10위 안에 올리겠다”고 밝혔다.고국 카메룬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어렵게 살다가 프랑스로 이주해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격투기를 시작한 은가누는 프로복싱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 은가누의 명성이라면 종합격투기에서도 큰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프로복싱 빅매치는 흥행 레벨이 다르다. 막대한 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는 점만으로도 은가누는 진정한 승자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복싱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도 돈이 결정적이다. 최고의 무대라 할 수 있는 UFC에서 톱클래스로 인정받는 선수는 경기당 50만 달러에서 최대 300만 달러 정도의 파이트머니를 받는다. 반면 프로복싱은 빅매치의 경우 수백만 달러 대전료는 기본이다. 한 경기에 1000만 달러가 넘는 대전료가 오가기도 한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복싱 무대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복싱계도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도전을 반기고 있다. 최근 복싱은 새로운 스타의 부재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미국 복싱 시장의 경우 좋은 자원들이 종합격투기 쪽으로 흘러가면서 주도권을 유럽에 빼앗겼다. 그나마 멕시코 등 중남미계 복싱 스타들이 흥행을 이끄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UFC 등에서 이미 이름을 알린 스타 파이터들이 복싱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복싱계에서도 반가운 일이다.이데일리 기자 2023.11.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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